내선순환선
퇴근길 지하철에는 옅은 술 냄새가 맴돌고 있었습니다. 그 기분 나쁜 냄새를 애써 무시하며 내 자리를 찾으러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러자 나와 상관없는 인생들의 얼굴이 수도 없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기분이 좋은 듯 보였고, 누군가는 심각했고, 누군가는 무표정했는데 정작 내 표정이 어떤지는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설레고 즐거운 표정은 아니었겠죠.평범한 일상이 설렘과 즐거움으로 가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물론 저는 그런 방법을 알지 못했기에 무표정한 얼굴로 기댈 곳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딘가에 기대면 즐겁지는 않더라도 약간의 편안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요. 하지만 안정적으로 목적지까지 앉아서 갈 자리는 고사하고..
에세이
2019. 1. 12.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