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어느날 새벽 2시 무렵이었습니다. 저는 시험공부를 한다고 캐시 라인의 복잡한 흐름을 눈으로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캐시 라인은 메인 메모리의 일정한 부분을 캐시 메모리로 이동시키는 단위를 말하는데,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프로토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캐시를 거쳐서 레지스터에 올라가는 데이터가 어디에서 어디로 흘러가지는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시험에 나온다고 했거든요.교재를 아무리 봐도 표시된 화살표가 도대체 왜 여기서 저기로 이어지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졌습니다. 정신이 산만해지자 아무렇게나 틀어놨던 음악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2시에 어울릴만한 감성을 가진 음악이었는데, 제 재생목록에 이런 조용한 음악이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 생소..
에세이
2018. 5. 16.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