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술의 발전은 불가능 했던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꿔주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것을 바꿔줄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운전을 하고, 운전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모합니다. IT기술이 운전이라는 대단히 단순한 활동 역시 바꿀 수 있을 까요? 이 글은 그 가능성 중 하나를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자동차끼리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다면, 즉 자동차들이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면 운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정보의 활용폭은 매우 넓어질 것입니다. 물론 무선인터넷이 모든 자동차에 무리없이 연결될 수 만 있다면 자동차의 네트워크화는 매우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은 조금 어려운 기술이기도 합니다.
자동차라는 환경은 움직이는 환경입니다. 움직인다는 것은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하기에 매우 어려운 제한사항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제한사항을 오히려 기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각각의 자동차를 중심으로 근거리 네트워크망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자동차가 AP가 될 수 있겠죠. 현재의 무선랜 기술로는 수십미터 정도의 거리는 충분히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RF기술로도 비슷한 거리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겠지요. 그림과 같은 상황에서는 길거리에 고정된 빨간색 정보 단말기에서 전달되는 정보가 각각의 자동차를 중계기로 사용하여, 비교적 거리가 떨어진 보라색 자동차에까지 전달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보의 교환이 양방향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반대로 보라색 자동차가 제공한 정보가 빨간색 단말기까지 전달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정보는 초록색, 노란색 자동차에게도 저장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 전달 기술은 현재의 기술력으로 크게 어려운 기술은 아닙니다. 난점은 빠른속도로 스쳐 지나가는 AP들이 서로간에 네트워크를 순간적으로 구성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프로토콜이 있느냐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난점은 역설적이게도, 차량의 속도가 느리고 도로의 정체가 심할 수록 정보의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동차들이 너무 빠르게 스쳐지나가서 정보전달이 실패할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전달은 꼭 맞은 편에서 오는 자동차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앞,뒤차들은 상대적으로 정보전달이 쉽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달리기 때문에 상대속도가 훨씬 느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차는 속도 역시 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대속도는 거의 0에 가깝고, 서로간의 통신이 성공할 확률도 매우 높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노란색 계열의 자동차들과 파란색 계열의 자동차들간의 통신은 매우 높은 확률로 성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차량 정체가 심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마주보는 차량간의 통신은 접속 시간이 짧기때문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도는 한 번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림에서 주황색 차량에서 짙은 파란색 차량으로의 통신이 실패하더라도, 옅은 파란색 차량과의 통신을 성공시킨 뒤 옅은 파란색 차량은 높은 확률로 다시 정보를 짙은 파란색 차량으로 전송할 수 있습니다. 이는 빨간색 차량이 다가올때도 마찬가지로 시도될 수 있습니다. 시행횟수가 많기에 성공확률도 매우 높아집니다. 이러한 협력적인 네트워킹은 결과적으로 근처에 같이 달리는 자동차들이 각각의 통신 범위를 합쳐서 하나의 커다란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도록 합니다. 각각의 자동차들이 집단적으로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정보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 신호가 있는 지역에 정보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단말기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은 멈춰있기 때문에 거의 100%의 확률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각 정보단말기는 건너편의 단말기와 유선등으로 연결되어 맞은편 차선의 대기차량에게도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습니다. 또, 도로에 차가 거의 없는 경우에도 각 단말기들은 지나가는 자동차에게서 전달받은 정보를 저장해둔 다음 다음에 다가오는 자동차에게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발전적으로 생각해보면, 각각의 단말기들을 인터넷등 중앙 네트워크에 연결시켜서 조금 더 넓은 범위의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고, 또 각 자동차들의 상황을 종합하여 중앙 네트워크에 전달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도로변에 설치된 정보단말기에 의해서만 정보가 제공된다면 굳이 차량간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아이디어의 핵심은 각각의 자동차가 정보의 제공자가 되는 일종의 P2P 네트워킹입니다. 그림은 정보가 생산되고 전달되는 과정을 간략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빨간색 자동차는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는 것이 빠를지, 직진을 하는 것이 빠를지에 대해서 정보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파란색 자동차는 이미 좌회전을 선택한 입장에서 현재 도로에 대한 정보, 즉 구간의 평균속도 등을 맞은 편에서 지나가는 초록색 자동차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 초록색 자동차는 계속 이동하여 빨간색 자동차와 만나게 될 경우, 파란색 자동차가 전달해준 정보를 다시 빨간색 자동차에게 전달해주고, 이 때 빨간색 자동차는 좌회전을 선택했을 경우 예상할 수 있는 소요시간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도로에 자동차는 아주 많습니다. 수집할 수 있는 정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의 경우에서는 빨간색 자동차만을 중심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본다면, 빨간색 자동차는 마찬가지로 자신이 진행해온 경로의 정보를 초록색 자동차에게 전달해줄 수 있습니다. 파란색 자동차 역시 초록색 자동차가 진행해온 경로에 대한 정보를 받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교류가 여러대의 자동차에 걸쳐서 이루어진다면 정보는 계속 누적이 됩니다.
정보의 누적은 매우 의미가 큽니다. 각각의 자동차들이 진행해온 경로는 매우 다양하고, 또 지나쳐온 자동차는 매우 많습니다. 그리고 그 각각의 자동차들이 지나쳐온 자동차들이 다시 지나쳐온 자동차들 또한 매우 많습니다. 하나의 차를 지나칠 때마다 얻을 수 있는 정보는 1개 분량이 아닌, 수십개에서 수백개 자동차들이 가지고 있던 정보입니다. 10개의 차를 지나치면 수백개에서 수천개 자동차들의 정보를 보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차는 설령 정보가 아무것도 없다고 하더라도 이 자동차를 지나치는 것만으로 순식간에 수백개에서 수천개 자동차들이 수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수천개 자동차 분량의 정보라고 해서 많은 전송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수집된 정보들은 각각의 자동차에서 통계적인 정리작업을 거쳐서 적당한 크기로 재구성 될 수 있습니다. 정체되지 않은 도로를 찾아가는 것은 차량간 네트워킹만 가능하다면 간단한 일입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그림의 빨간색 자동차는 분홍색 자동차가 지나오면서 만난 초록색 자동차들의 정보와 파란색 자동차가 지나오면서 만난 노란색 자동차들의 정보를 종합하여 다가오는 교차로에서 우회전 하는 쪽이 빠르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분홍색 자동차는 빨간색 자동차가 수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정보가 무한정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정보, 바꿔 말해 멀리 떨어진 지역의 정보는 그 가치가 줄어들겠지요. 하지만 현재 위치 주변 몇 블럭 정도의 정보는 계속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경로를 결정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즉, 네비게이션이 계산한 장기적인 경로 정보와 다른 차량으로 부터 수집한 근처 교통량 정보를 합쳐서 새로운 경로를 계산해낼 수 있지요.
물론 차량간 네트워킹을 시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에서 말한 교통량 정보를 얻기 위해서 입니다. 자동차의 목적이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차량간의 네트워킹은 바로 자동차들간의 사회적 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구성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운전을 하다가 양보를 받은 경우에 고맙다는 의미로 비상등을 한 번 깜빡이곤 합니다. 근처에 있는 차에 저보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경적을 울리거나, 비상등을 깜빡거리거나, 수신호를 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정도가 전부이지요. 하지만 정보가 디지털화 될 경우 전달될 수 있는 정보양은 급격히 늘어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전하는 건 일도 아니겠죠. 운전중만 아니라면 채팅이라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인터넷에서의 SNS서비스는, 이용자들이 서로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교류가 발생하게 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합니다. 자동차간의 SNS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간단히 생각해본다면 서로 간에 등록된 자동차들간의 위치를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친구와 같이 주행할때 유용하겠지요.
조금 더 넓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네비게이션은 목적지만을 요구합니다. 왜? 라는 질문은 하지 않지요. 정보는 있으나 그 문맥적인 의미 (Context)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할때 사용자는 약간 수고로운 작업을 해서 경로에 태그(Tag)를 붙일 수 있습니다. 목적지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 된 것이지요. 출발점, 도착점, 그리고 목적을 지닌 태그. 이 3가지 정보를 조합하면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수십km 떨어진 지점에 '밥을 먹기 위해서' 간다면 그 식당은 분명 굉장한 곳이겠지요. 물론 꼭 맛이 있기 때문은 아닐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장거리 운행을 감수하면서 찾아간다면 괜찮은 곳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겠죠.
정보에 의미가 부여되면, 이를 공유함으로써 훨씬 높은 가치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무작정 놀러 나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요? 자동차간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의미가 부여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어디로 놀러 가는지', '어디서 밥을 먹는지', '어디서 기름을 넣는지', '어디서 잠을 자는지'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 정보들은 다시 어디서 밥을 먹을지, 어디서 기름을 넣을지, 어디서 잠을 잘지, 운전자에 의해서 '선택'됩니다. 이러한 선택 역시 또 하나의 정보가 됩니다. 그리고 사용자들은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식당에, 숙박지에, 관광지에 별점을 매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들은 다른 사용자들에게 제공되어 선택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교차로의 정보단말기에 저장되어서 전국에 있는 모든 자동차에 업데이트 될 수도 있고, 혹은 목적지 근처의 단말기가 안내해줄 수도 있을 겁니다. "다음 교차로에서 좌회전 하면 350명의 운전자가 평균 별 4.7개를 부여한 냉면집에 갈 수 있습니다." 라구요. 물론 이러한 평가와 정보의 공유는 인터넷으로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자동차에서의 네트워킹은 조금 더 활발할 수 있습니다. 굳이 기억을 더듬어가며 평가를 내릴 필요 없이 그 즉시 내릴 수 있으니까요. 식당에서 밥 먹고 계산을 하고 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차에 타는 것이겠지요. 시동을 걸고 잠시 기다리는 시간동안 네비게이션이 '방금 식사하신 곳 어땠어요?'라고 물어볼때 별점 찍어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정보를 활용하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넷에서 미리 봐둔 맛집에 갈 때는 정보를 활용할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가면서 갑자기 배가 고플때 방문할 곳까지 미리 알아두고 여행을 할 까요? 정보가 정말 필요할 때 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정보의 가치는 매우 높아집니다. 갑자기 식사할 곳을 찾아야 될 때, 주변에 있는 자동차들이 저장해둔 단골집 정보를 얻어올 수 있습니다. 그 지역에 있는 자동차는 외지 차량 보다는 현지 차량이 더 많을 테니까요. 운전자에게는 매우 가치 높은 정보가 제공되는 것입니다.
Web 2.0은 정보에 의미가 부여되고, 그 정보를 사용자들이 제공하고, 공유하고, 해석하며 확장되어서 더 높은 가치의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합니다. 운전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넷이라는 곳에 사용자가 나 혼자 뿐이라면 Web 2.0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이미 '고정된 정보를 얻는 곳'이 아니기에 Web 2.0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운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운전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런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고정된 지도 정보 정도만을 참고하면서 하는 운전은 이제 재미없어질 때가 분명 되었습니다. 그 정보 마저도 제공되지 않았던 것이 머지 않은 과거였기 때문에 지금은 그 정도의 정보에 만족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용자의 요구는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네비게이션이 없는 주행을 매우 불편하다고 인식하는 것 처럼, 머지않은 미래에는 정보교환이 없는 주행은 생각하기 싫은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IT기술은 우리 생활을 정말 많이 바꾸어놓았고, 앞으로도 정말 많이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운전이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의 생활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운전이, 정보화를 통해서 조금 더 편해지고 재미있어 진다면 그것 또한 즐거운 미래가 되지 않을까요?
자동차끼리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다면, 즉 자동차들이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면 운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정보의 활용폭은 매우 넓어질 것입니다. 물론 무선인터넷이 모든 자동차에 무리없이 연결될 수 만 있다면 자동차의 네트워크화는 매우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은 조금 어려운 기술이기도 합니다.
자동차라는 환경은 움직이는 환경입니다. 움직인다는 것은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하기에 매우 어려운 제한사항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제한사항을 오히려 기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각각의 자동차를 중심으로 근거리 네트워크망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자동차가 AP가 될 수 있겠죠. 현재의 무선랜 기술로는 수십미터 정도의 거리는 충분히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RF기술로도 비슷한 거리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겠지요. 그림과 같은 상황에서는 길거리에 고정된 빨간색 정보 단말기에서 전달되는 정보가 각각의 자동차를 중계기로 사용하여, 비교적 거리가 떨어진 보라색 자동차에까지 전달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보의 교환이 양방향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반대로 보라색 자동차가 제공한 정보가 빨간색 단말기까지 전달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정보는 초록색, 노란색 자동차에게도 저장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 전달 기술은 현재의 기술력으로 크게 어려운 기술은 아닙니다. 난점은 빠른속도로 스쳐 지나가는 AP들이 서로간에 네트워크를 순간적으로 구성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프로토콜이 있느냐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난점은 역설적이게도, 차량의 속도가 느리고 도로의 정체가 심할 수록 정보의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동차들이 너무 빠르게 스쳐지나가서 정보전달이 실패할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전달은 꼭 맞은 편에서 오는 자동차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앞,뒤차들은 상대적으로 정보전달이 쉽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달리기 때문에 상대속도가 훨씬 느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차는 속도 역시 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대속도는 거의 0에 가깝고, 서로간의 통신이 성공할 확률도 매우 높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노란색 계열의 자동차들과 파란색 계열의 자동차들간의 통신은 매우 높은 확률로 성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차량 정체가 심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마주보는 차량간의 통신은 접속 시간이 짧기때문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도는 한 번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림에서 주황색 차량에서 짙은 파란색 차량으로의 통신이 실패하더라도, 옅은 파란색 차량과의 통신을 성공시킨 뒤 옅은 파란색 차량은 높은 확률로 다시 정보를 짙은 파란색 차량으로 전송할 수 있습니다. 이는 빨간색 차량이 다가올때도 마찬가지로 시도될 수 있습니다. 시행횟수가 많기에 성공확률도 매우 높아집니다. 이러한 협력적인 네트워킹은 결과적으로 근처에 같이 달리는 자동차들이 각각의 통신 범위를 합쳐서 하나의 커다란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도록 합니다. 각각의 자동차들이 집단적으로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정보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 신호가 있는 지역에 정보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단말기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은 멈춰있기 때문에 거의 100%의 확률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각 정보단말기는 건너편의 단말기와 유선등으로 연결되어 맞은편 차선의 대기차량에게도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습니다. 또, 도로에 차가 거의 없는 경우에도 각 단말기들은 지나가는 자동차에게서 전달받은 정보를 저장해둔 다음 다음에 다가오는 자동차에게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발전적으로 생각해보면, 각각의 단말기들을 인터넷등 중앙 네트워크에 연결시켜서 조금 더 넓은 범위의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고, 또 각 자동차들의 상황을 종합하여 중앙 네트워크에 전달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도로변에 설치된 정보단말기에 의해서만 정보가 제공된다면 굳이 차량간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아이디어의 핵심은 각각의 자동차가 정보의 제공자가 되는 일종의 P2P 네트워킹입니다. 그림은 정보가 생산되고 전달되는 과정을 간략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빨간색 자동차는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는 것이 빠를지, 직진을 하는 것이 빠를지에 대해서 정보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파란색 자동차는 이미 좌회전을 선택한 입장에서 현재 도로에 대한 정보, 즉 구간의 평균속도 등을 맞은 편에서 지나가는 초록색 자동차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 초록색 자동차는 계속 이동하여 빨간색 자동차와 만나게 될 경우, 파란색 자동차가 전달해준 정보를 다시 빨간색 자동차에게 전달해주고, 이 때 빨간색 자동차는 좌회전을 선택했을 경우 예상할 수 있는 소요시간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도로에 자동차는 아주 많습니다. 수집할 수 있는 정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의 경우에서는 빨간색 자동차만을 중심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본다면, 빨간색 자동차는 마찬가지로 자신이 진행해온 경로의 정보를 초록색 자동차에게 전달해줄 수 있습니다. 파란색 자동차 역시 초록색 자동차가 진행해온 경로에 대한 정보를 받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교류가 여러대의 자동차에 걸쳐서 이루어진다면 정보는 계속 누적이 됩니다.
정보의 누적은 매우 의미가 큽니다. 각각의 자동차들이 진행해온 경로는 매우 다양하고, 또 지나쳐온 자동차는 매우 많습니다. 그리고 그 각각의 자동차들이 지나쳐온 자동차들이 다시 지나쳐온 자동차들 또한 매우 많습니다. 하나의 차를 지나칠 때마다 얻을 수 있는 정보는 1개 분량이 아닌, 수십개에서 수백개 자동차들이 가지고 있던 정보입니다. 10개의 차를 지나치면 수백개에서 수천개 자동차들의 정보를 보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차는 설령 정보가 아무것도 없다고 하더라도 이 자동차를 지나치는 것만으로 순식간에 수백개에서 수천개 자동차들이 수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수천개 자동차 분량의 정보라고 해서 많은 전송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수집된 정보들은 각각의 자동차에서 통계적인 정리작업을 거쳐서 적당한 크기로 재구성 될 수 있습니다. 정체되지 않은 도로를 찾아가는 것은 차량간 네트워킹만 가능하다면 간단한 일입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그림의 빨간색 자동차는 분홍색 자동차가 지나오면서 만난 초록색 자동차들의 정보와 파란색 자동차가 지나오면서 만난 노란색 자동차들의 정보를 종합하여 다가오는 교차로에서 우회전 하는 쪽이 빠르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분홍색 자동차는 빨간색 자동차가 수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정보가 무한정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정보, 바꿔 말해 멀리 떨어진 지역의 정보는 그 가치가 줄어들겠지요. 하지만 현재 위치 주변 몇 블럭 정도의 정보는 계속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경로를 결정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즉, 네비게이션이 계산한 장기적인 경로 정보와 다른 차량으로 부터 수집한 근처 교통량 정보를 합쳐서 새로운 경로를 계산해낼 수 있지요.
물론 차량간 네트워킹을 시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에서 말한 교통량 정보를 얻기 위해서 입니다. 자동차의 목적이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차량간의 네트워킹은 바로 자동차들간의 사회적 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구성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운전을 하다가 양보를 받은 경우에 고맙다는 의미로 비상등을 한 번 깜빡이곤 합니다. 근처에 있는 차에 저보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경적을 울리거나, 비상등을 깜빡거리거나, 수신호를 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정도가 전부이지요. 하지만 정보가 디지털화 될 경우 전달될 수 있는 정보양은 급격히 늘어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전하는 건 일도 아니겠죠. 운전중만 아니라면 채팅이라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인터넷에서의 SNS서비스는, 이용자들이 서로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교류가 발생하게 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합니다. 자동차간의 SNS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간단히 생각해본다면 서로 간에 등록된 자동차들간의 위치를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친구와 같이 주행할때 유용하겠지요.
조금 더 넓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네비게이션은 목적지만을 요구합니다. 왜? 라는 질문은 하지 않지요. 정보는 있으나 그 문맥적인 의미 (Context)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할때 사용자는 약간 수고로운 작업을 해서 경로에 태그(Tag)를 붙일 수 있습니다. 목적지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 된 것이지요. 출발점, 도착점, 그리고 목적을 지닌 태그. 이 3가지 정보를 조합하면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수십km 떨어진 지점에 '밥을 먹기 위해서' 간다면 그 식당은 분명 굉장한 곳이겠지요. 물론 꼭 맛이 있기 때문은 아닐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장거리 운행을 감수하면서 찾아간다면 괜찮은 곳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겠죠.
정보에 의미가 부여되면, 이를 공유함으로써 훨씬 높은 가치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무작정 놀러 나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요? 자동차간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의미가 부여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어디로 놀러 가는지', '어디서 밥을 먹는지', '어디서 기름을 넣는지', '어디서 잠을 자는지'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 정보들은 다시 어디서 밥을 먹을지, 어디서 기름을 넣을지, 어디서 잠을 잘지, 운전자에 의해서 '선택'됩니다. 이러한 선택 역시 또 하나의 정보가 됩니다. 그리고 사용자들은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식당에, 숙박지에, 관광지에 별점을 매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들은 다른 사용자들에게 제공되어 선택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교차로의 정보단말기에 저장되어서 전국에 있는 모든 자동차에 업데이트 될 수도 있고, 혹은 목적지 근처의 단말기가 안내해줄 수도 있을 겁니다. "다음 교차로에서 좌회전 하면 350명의 운전자가 평균 별 4.7개를 부여한 냉면집에 갈 수 있습니다." 라구요. 물론 이러한 평가와 정보의 공유는 인터넷으로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자동차에서의 네트워킹은 조금 더 활발할 수 있습니다. 굳이 기억을 더듬어가며 평가를 내릴 필요 없이 그 즉시 내릴 수 있으니까요. 식당에서 밥 먹고 계산을 하고 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차에 타는 것이겠지요. 시동을 걸고 잠시 기다리는 시간동안 네비게이션이 '방금 식사하신 곳 어땠어요?'라고 물어볼때 별점 찍어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정보를 활용하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넷에서 미리 봐둔 맛집에 갈 때는 정보를 활용할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가면서 갑자기 배가 고플때 방문할 곳까지 미리 알아두고 여행을 할 까요? 정보가 정말 필요할 때 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정보의 가치는 매우 높아집니다. 갑자기 식사할 곳을 찾아야 될 때, 주변에 있는 자동차들이 저장해둔 단골집 정보를 얻어올 수 있습니다. 그 지역에 있는 자동차는 외지 차량 보다는 현지 차량이 더 많을 테니까요. 운전자에게는 매우 가치 높은 정보가 제공되는 것입니다.
Web 2.0은 정보에 의미가 부여되고, 그 정보를 사용자들이 제공하고, 공유하고, 해석하며 확장되어서 더 높은 가치의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합니다. 운전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넷이라는 곳에 사용자가 나 혼자 뿐이라면 Web 2.0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이미 '고정된 정보를 얻는 곳'이 아니기에 Web 2.0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운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운전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런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고정된 지도 정보 정도만을 참고하면서 하는 운전은 이제 재미없어질 때가 분명 되었습니다. 그 정보 마저도 제공되지 않았던 것이 머지 않은 과거였기 때문에 지금은 그 정도의 정보에 만족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용자의 요구는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네비게이션이 없는 주행을 매우 불편하다고 인식하는 것 처럼, 머지않은 미래에는 정보교환이 없는 주행은 생각하기 싫은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IT기술은 우리 생활을 정말 많이 바꾸어놓았고, 앞으로도 정말 많이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운전이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의 생활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운전이, 정보화를 통해서 조금 더 편해지고 재미있어 진다면 그것 또한 즐거운 미래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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